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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ound architects office, hyochang



길에 닿아있는 공간















길가의 사무실


보통의 사무실은 내밀하다. 두 겹의 방풍문을 거쳐 로비를 지나고 엘리베이터를 탄 뒤 다시 사무실 문을 열어야 비로소 내 책상이 보인다. 걸어 들어간 만큼 깊숙하고 외부와 차단된 안정된 환경이 만들어진다. 창밖으론 풍경이 펼쳐지지만 잠깐 바람을 쐬기에는 돌아갈 길이 멀다.
일을 하기 위해 사무실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때, 공간을 만드는 사람들이 일하는 공간은 어때야 할까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길에서부터 내 책상까지 가는 여정을 생략해 버리는 상상을 했을 때,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겠다는 기대가 들었다.




보여주는 공간


용산, 효창동에 위치한 사무실은 효창공원 둘레의 한산한 길에 닿아있다. 10미리 강화유리 한 장으로 길과 구분된 내부 공간은 길가로부터 아주 작은 라운지와 사무실로 나누어져 있다. 사무실은 블라인드를 두어 필요시에는 시선을 가릴 수 있지만 라운지는 항상 길에 노출되어 있다. 편안한 의자와 식물, 책과 음악이 있는 라운지는 건축가로서 제안하는 쉽고 편안한 공간에 대한 쇼룸이다. 길에 속하기도 하고 사무실에 속하기도 하는 이 공간을 통해 건축이 복잡하고 거대한 일이 아니라 자신만의 작은 공간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길이자 복도


10평의 작은 사무실은 어느 순간 분명 포화상태가 될 것이다. 미래에 사무실을 확장하는 방법으로 다른 작은 공간을 추가로 확보하는 일을 생각한다. 효창공원 둘레길을 중심으로 옹기종기 모여 있는 하나의 건축 사무실을 상상할 때, 길은 복도가 되고 슈퍼는 매점이 되며 공원은 앞마당이 된다. 좀 더 세상과 끈끈하게 연결되어 현실의 환기조차 필요 없이, 그 안에서 공간을 고민하고 만들어내는 사무실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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