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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자의 세계


 
계획도시의 대형 주거 단지 앞에는 거대한 필지의 근린상가지역이 존재한다. 늘 그렇듯, 이 계획된 상업지역은 몇 개의 제도적 장치와 시장논리에 의해 ‘건폐율 x 최고층수 = 용적률’ 이라는 단순한 수식의 지배를 받는다. 너무나 간명한 수식은 공간에 앞서 면적으로 건물의 생성 논리를 규정하며, 그 결과는 기계적으로 배치된 공간의 밀도 높은 집합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우리는 역설적으로 이러한 건물을 ‘프라자(광장)’라고 부른다.

이 예측 가능한 대지에서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프라자의 유형적 공고함은 내부의 여유로운 공간을 면적의 낭비로, 매스의 분절과 새로운 외피가 갖는 도시적 표정은 사업성의 저하로 판단되게 하였다. 우리는 새롭게 제안될 건물이 일단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프라자’가 갖는 유형적 특수성을 인정하였다. 건축물의 내부는 최소의 복도와 최대의 상가라는 단순한 조합으로 유지되며 새로운 공간적 제안을 지양하였다. 우리의 제안은 프라자의 내부 공간을 형성하는 기본단위를 유지하며 단 하나의 차이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고, 그 단서는 ‘프라자’가 추구하는 가치에서 찾아야만 유효했다.
  도시에 대한 이 건물들의 제스쳐는 단순하다. ‘우리가 더 크고 높다’이다. 두 필지를 동시 개발하여 두 배 크기를 갖는 전략이나 1층의 층고를 높이고, 옥상에 구조물을 두어 높이를 높이려는 노력, 심지어는 주위의 건물들을 축소시켜 왜곡된 홍보지는 ‘프라자’가 추구하는 크기의 가치를 보여준다. 한편 내부 공간의 균일함은 공간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 있어 접근성이라는 단 하나의 기준을 가지도록 하였다. 1층부터 5층까지 올라갈수록 단위면적의 경제적 가치는 낮아지고 임대 단위는 커진다.

우선 우리는 건물을 두 부분으로 나누어 큰 도로에 대응하는 매스와 하천공원에 대응하는 매스로 나누었다. 첫 번째 매스는 전 층의 층고를 조금씩 높여 크고 높은 파사드를 형성하고, 주위의 건물에 대해 크기의 우위를 갖도록 하였다. 두 번째 매스는 앞서 증가한 물량을 상쇄하기 위해 기존 천장고를 유지할 수 있는 최소의 층고로 전층을 낮추었다. 이렇게 분절되어 각각의 가치를 추구한 매스는 층이 조금씩 엇갈리며 최상층에 속한 커다란 옥상 마당을 만들어 냈다. 루프탑이 된 최상층은 삭막한 상업지구에서 공간의 질적인 가치를 환기시키며 단단한 ‘프라자의 세계’에 작은 균열을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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